영국, 오미크론 확산에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입력 2021-12-10 04:04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재택근무 권고, 백신 패스 도입 등의 코로나19 방역규제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이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방역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에 앞장섰던 영국이 이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셈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적용 등의 코로나19 방역 ‘플랜B’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백신 패스는 백신 2회 접종이나 신속검사 음성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이트클럽과 대형 행사장 등에 도입된다. 자리에 앉지 않는 실내 행사장은 500인 이상, 자리에 앉는 실외 행사장은 4천명 이상이 기준이다. 어떤 곳이든 1만명 이상이면 해당된다. 영국 정부는 백신 패스에 부스터샷까지 포함할지도 검토 중이다.

현재 대중교통과 상점 등을 이용할 때 실시되고 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는 10일부터 영화관, 극장 등으로 확대된다. 자가격리자 급증에 따른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확진자 접촉 시에는 자가격리 대신 매일 검사를 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코로나19 방역규제가 모두 풀린 7월 19일 ‘자유의 날’ 이전으로 거의 회귀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적어도 내년 1월 초까지는 유지된다.

여행 규제도 엄격해졌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 직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오는 입국을 제한하고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입국 후 자가격리 등을 되살렸다.

영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하는 까닭은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이 분명하며 영국 내 감염 건수가 현재 확인된 숫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2∼3일마다 두 배로 불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국 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이날 기준 568건으로 전날보다 131건 증가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실제 오미크론 감염이 1만건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보건 당국은 한 달이면 영국 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과 함께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이스라엘도 방역을 강화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날부터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의무격리 기간을 14일로 늘려 적용키로 했다. 델타 변이 등 이미 알려지거나 확산한 변이 감염자의 격리기간은 열흘이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이 다른 변이보다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