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과 통합 수능 어려웠다… 국·영·수 역대급 ‘불수능’

입력 2021-12-10 04:06
이규민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수능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1명에 그쳤다.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어려운 ‘불수능’이었다.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고3 중에는 없었고 재수생 가운데 1명 나왔다. 최초 시도된 문·이과 통합 수학은 예상대로 문·이과 격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지난해 144점보다 5점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와 해당 과목의 평균 점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게 된다. 149점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어 교사도 풀기 어려운 초고난도 문항 출제로 평가원장이 공식 사과한 2019학년도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이었다.


상위권 변별력은 2019학년도와 거의 동일했다. 올해 1등급 구분점수는 131점이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8점 차이 난다. 2019학년도 1등급 구분점수는 132점으로 표준점수 최고점과의 차이가 18점으로 이번과 같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과 1등급에 턱걸이한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변별력이 상당히 높았다는 얘기다. 입시 전문가들은 문·이과 공히 국어 성적이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이었다. 가형(이과용)과 나형(문과용)으로 구분돼 시행됐던 지난해는 두 유형 모두 137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이나 올라갈 정도로 수학이 까다로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은 2702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증가했지만 전체 평균은 하락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했다. 점수 양극화가 발생한 것이다. 문·이과 통합으로 수학에서 문과와 이과 학생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학 만점자 모두 이과생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재수생일 것으로 추정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 전원이 이과생이며 문과생은 원점수 만점을 받더라도 140점 정도로 추정된다”며 “수학 격차가 상당해 문과 상위권 대학 혹은 학과로 이과생 상당수가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어 변별력도 작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6.25%(2만7830명)로, 12.66%(5만3053명)였던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2020학년도 7.43%였다가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대를 기록한 2021학년도를 거쳐 올해 다시 대폭 축소되는 등 해마다 난이도가 ‘널뛰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성학원은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어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대학의 경우 정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