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톡톡’
어떤 이는 자판에 글을 쓰고, ‘탁탁 탁탁’ 어떤 이는 목판에 글씨를 새겼다. 무더운 여름 새로운 것에 땀을 흘리고 사색의 가을을 보내니 어엿한 작가가 되고 각수(刻手)가 됐다.
전북 전주시민들이 취미 삼아 배운 글쓰기와 판각 강좌를 통해 작품을 완성하고 출판기념회와 전시회를 잇따라 가졌다. 전주시립완산도서관은 9일 자작자작 책 공작소 3층 자작마루에서 시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난 5∼9월 16주간 진행된 출판·창작 프로그램 ‘전주는 모두 작가’에 참여한 수강생 18명이 책을 펴낸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수필쓰기반 8명은 ‘함께 쓰는 기쁨’을 펴냈다. 그림책창작반 10명은 ‘마술떡(송경자)’ ‘쉿! 비밀이야(최성자)’ ‘파랑시(표혜영) 등 10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대부분 첫 출판으로 개인 소장용이지만, ‘쑥쑥쑥(김형미)’과 ‘꽃파리(이희숙)’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오징어(한문숙)’는 판매용으로 발간됐다.
수필반 수강생들은 김영 전북문인협회장의 지도로 일상의 다양한 주제를 나누며 글을 써왔다. 그림책반은 박예분 전북아동문학회장의 지도로 아이디어 발굴, 원화 그리기 등 세세하고 꼼꼼한 작업을 통해 그림책을 만들어왔다.
전주 완판본문화관은 전통 판각 회원전, ‘목판에 내린 시(詩) 한 조각’을 지난 달 26일부터 열고 있다. 송민호 회원은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을, 이영춘 회원은 자작시 ‘석화(石花)’의 한 구절을 새겼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시인인 장창영 회원의 시 ‘나무를 읽다’를 회원들이 한 줄씩 나눠 새겨 공동으로 완성한 작품이 전시장의 중앙에 내걸렸다. 전시회는 내년 1월 23일까지 열린다.
전주는 조선시대 후반 출판문화의 중심지였다. 전주시는 그 서체인 완판본을 보존하기 위해 2011년 완판본문화관을 건립했다. 이후 2013년부터 전통 판각의 맥을 잇기 위해 일반인 대상 판각 강좌를 해마다 무료로 열도록 지원하고 있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