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일제히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이달 안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에 이를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정부는 향후 1~2주 내에 위중증 환자 발생 추이를 안정시키는 것을 관건으로 꼽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확진자 1만명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의료적 조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의 중환자 발생 규모를 적어도 1~2주 정도 이내에는 유지 또는 감소세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가 불어나는 속도에 비춰 안정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달 1주차 365명이었던 일 평균 재원 위중증 환자 수는 이후 꾸준히 증가해 697명까지 늘었다.
또 중환자 증감을 내다볼 때 핵심 선행지표나 다름없는 확진자 증가 속도가 심각하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첫날인 지난달 1일 1684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이날 7000명대로 뛰었다. 같은 수요일끼리 비교해도 최근 4주간 3187명→4115명→5122명→7175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들이 통상 7~10일 뒤 위중증 환자로 악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주 병상 대란이 한층 심각해질 수 있다.
유행 양상 역시 좋지 않다. 아직 확진자 절대다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나 최근 들어 비수도권 상황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지난 2~8일 비수도권의 일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1235.9명으로 전주 대비 52.3%나 증가했다. 전파 고리를 얼마나 빠르게 끊어내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2.3%까지 떨어졌다. 검사 양성률은 2.19%로 올랐다.
정부는 재택치료 관리 기관을 의원급까지 확대하고 가구원 수에 비례해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재택치료 체계를 강화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매서운 확산세 여파로 의료 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병상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가고는 있으나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기는 힘겨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이날 2명 늘어 38명이 됐다. 이들은 모두 인천 거주 지표환자 부부로부터 시작된 연쇄 감염 사례로 파악됐다. 역학적 연관 사례는 13명 늘었다. 이들 중 10명은 인천, 3명은 서울 거주자이며 전원 해당 부부나 미추홀구 소재 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오는 10일 0시부터 가나와 잠비아를 입국제한 국가로 추가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외국인 입국이 전면 제한되는 국가는 11개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백신 3차 접종자는 전일 대비 28만9494명 늘어 접종률은 인구 대비 8.8%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인구로 한정하면 이 수치는 22.1%까지 올라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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