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음악 광고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양방언(61)이 솔로 데뷔 25주년 기념 음반 ‘라이트 & 섀도’(Light & Shadow)를 발매했다. 양방언은 8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래는 신곡으로만 채운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작업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20주년 기념 음반을 낸 후 5년간 진행했던 음악 활동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발매된 이번 앨범은 공연의 실황 연주를 담은 ‘라이트’와 각종 영상·전시·게임 등에 사용된 음악을 담은 ‘섀도’로 이뤄진 두 장짜리 앨범이다. 양방언은 “‘라이트’에는 라이브 음원 중 베스트라 할 수 있는 곡을 담았다”면서 “코로나 시기에 라이브 공연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최고의 음원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섀도’에는 영상과 게임 등에 참여하며 만들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들려주지 못한 곡을 담았다. 그림자처럼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만큼 애착이 많다”고 설명했다.
재일교포 2세인 양방언은 의사인 아버지와 형제들 영향으로 의대에 진학했다. 의대 졸업 후 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던 중 오랜 꿈이었던 음악에 뛰어들었다. 키보드 연주자, 작곡가, 사운드 프로듀서로 활동한 그는 1996년 프로그레시브 록 성향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 뮤지션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 탓에 그의 음악에는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네오클래식’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특정한 음악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악기를 선택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깔이 필요할 때 전통악기를 넣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로 ‘프론티어!’(Frontier)가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2013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아리랑 판타지’ 공연, 2013∼2015년 여우락페스티벌 예술감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음악감독 등 국가행사에도 자주 참여했다. 지난해엔 뮤지컬 ‘명성황후’ 25주년 공연 음악을 편곡하며 뮤지컬로도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는 “국가행사,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사귀고 서로 반응하며 내 음악이 성장해 왔다. 이게 음악가 양방언의 현재진행형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