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치찌개, 냉면, 자장면, 삼겹살 등 대표적인 외식메뉴의 가격은 1년 사이 최대 8%까지 뛰었다. 여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달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금(金)계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7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김치찌개 백반 1인분 가격이 7000원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731원)과 비교해 5.1%(346원) 올랐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김치찌개 값은 2018년 6000원 선을 넘어선 뒤로 상승세다.
1년 사이에 가장 비싸진 메뉴는 냉면이다. 지난해보다 8.1%(731원)나 오른 9731원에 이른다. 자장면은 6.5%(346원), 삼겹살(200g)은 6.4%(1069원), 비빔밥은 4.8%(423원), 칼국수는 4.2%(307원) 상승했다. 김밥 1줄 값은 3.5%(93원) 오른 2731원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표 외식메뉴로 선정하는 8개 품목 가운데 삼계탕만 가격이 1.6%(231원) 내렸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가공식품 28개 품목 중 13개 품목의 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 맛살은 5.1%, 설탕이 3.5%, 밀가루는 2.8%, 고추장은 2.8%, 냉동만두가 2.5%, 콜라는 2.0% 올랐다. 컵라면과 국수는 3개월 연속 가격이 뛰었다. 가격이 내린 품목은 즉석밥(-1.8%), 참치캔(-1.8%) 등 9개에 그쳤다.
최근에는 오이, 상추 등 원재료값 급등이 외식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10년만에 가장 큰 폭(3.7%)으로 상승했다.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농축수산물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이는 99.0%, 상추는 72.0%, 수입소고기는 24.6%, 돼지고기 14.0% 상승했다.
여기에다 잇단 AI 발생으로 계란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지난해엔 AI의 전국 확산으로 산란계 1696만 마리를 살처분했었다. 이에 따라 계란 1판(30개) 가격이 1만원에 육박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현재 계란 1판(특란)의 평균 소매가격은 5978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0.2% 저렴하다. 다만, 평년가(5533원)보다 8.0% 비싸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