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은 여성”… 독일 숄츠 내각 男8·女8 동수 구성

입력 2021-12-08 04:04
“남성과 여성이 각각 독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도 절반의 힘을 얻어야 합니다.”

숄츠 차기 총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독일을 이끌게 되는 올라프 숄츠 총리는 차기 내각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렇듯 숄츠 내각은 총리를 제외하고 남성 8명, 여성 8명으로 남녀 동수로 구성된다. 또 사상 첫 여성 내무·외무장관이 탄생하는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여성이 많이 임명됐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은 6일(현지시간) 당원들이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신호등 연정 협약을 86%의 찬성률로 추인했다. 앞서 숄츠 차기 총리가 속해 있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은 지난 4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은 지난 5일 각각 당대회를 열고 신호등 연정 협약을 각각 92.2%, 98.8%의 압도적 찬성률로 추인했다. 3개 정당이 모두 협약을 추인하면서 사민당과 자민당, 녹색당으로 구성된 ‘신호등 연정’ 출범이 확정됐다. 사민당과 자민당, 녹색당의 상징색은 각각 빨강, 노랑, 초록이다.

이들 3개 정당은 7일 연정 협약 서명에 이어 8일 연방의회에서 숄츠 총리 후보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로 선출해 연립정부를 출범시킨다.


숄츠 차기 총리는 이날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사민당에서 7명, 녹색당에서 5명, 자민당에서 4명이 각각 각료로 내정됐다. 녹색당에서는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대표가 독일의 첫 여성 외무장관으로 내정됐고, 로베르트 하벡 대표가 부총리 겸 경제·기후변화장관을 맡는다. 쳄 외즈데미르는 이민자 출신으로 유일하게 입각해 농림장관을 맡는다. 자민당에선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가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내무장관에는 처음으로 여성인 낸시 패저 헤센주 사민당 대표가 내정됐다. 국방장관에는 역대 세 번째 여성으로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법무장관이 임명됐다.

코로나19 팬데믹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할 보건장관에는 카를 라우터바흐 사민당 연방의원이 내정됐다. 감염병 학자인 라우터바흐 내정자는 팬데믹 이후 스타급 전문가로 SNS 등에서 활약해 왔다. 특히 그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위험성이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앞당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일약 유명세를 탔다. 라우터바흐 내정자는 “우리는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신규 확진자 숫자를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