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제106회 총회(개혁) 총회장 조경삼(엘림교회)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의 유력하고 유명한 학자들을 초청해 신학 세미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학자들을 섭외하고 있고, 내년 1월쯤 첫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세미나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분기별로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교회예배와 각종 모임이 어렵고 힘듭니다. 실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때에 ‘새 시대를 선도하는 총회’(사 43:18~21)라는 목표를 정하고 이제 총회가 출발점에 섰습니다. 한국교회를 선도하는 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의 미래를 이끌겠습니다.”
조 총회장은 이번이 총회장 4번째다. 그만큼 총회가 할 일을 잘 안다. 차를 마시고 잠시 숨을 고른 그는 “한국교회가 신학과 신앙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 이단 교회와 교단이 크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이단 판정을 받거나 이단 시비가 있었던 교회와 교단의 교인 수를 헤아려보면 수백 만에 달한다. 이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못하고 부흥과 성장이 저해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일각에서 신학과 운동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학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것이지만 운동에는 성결운동, 성령운동, 전도운동 등 교계에 다양한 운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운동이 각 교단이나 교회 별로 다르다 보니 조금은 과격하게, 좀 더 적극적으로 운동을 전개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이 활발해 교회가 부흥하고 교인들이 그 교회로 이동하면 이단으로 정죄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어요. 몇몇은 자기 교회 교인을 뺏어갔다는 소위 ‘괘씸죄’을 적용, 이단으로 판정했고요. 교단 정치에 희생된 교회와 교단이 많아요. 이단으로 정죄하면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핍박 당하고 힘들어하는 지 아십니까. 정중히 부탁 드립니다. 한국교회가 이제 좀 더 신중하게 이단 판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인 예장 개혁 총회는 국내외 다른 교단 총회 및 선교단체와 유대 관계를 공고히 하고 관련 의무를 다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기회가 오면 적극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한기총 정상화를 거듭 촉구했다. 한기총 관계자들에게 부디 이권이나 자리 다툼을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연합기구가 깨지긴 쉬운데 합쳐지긴 어렵다”며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깊이 검토하고 연구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기득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예장 개혁 교단은 현재 2000여 교회가 소속돼 있으며 교인은 약 35만명에 달한다. 해외 총회와 6개 대륙 교인이 8만여 명이다. 현재 1만 교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복음 전파를 위해 개척위원회를 두고 현장지교회(미조직교회)를 지원한다.
예장 개혁은 목회자 정년을 없앴다. 소속 교회 목회자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담임목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개척한 목회자가 많고 목회자 연금이 없는 점도 정년을 없앤 이유이다.
그는 ‘개혁 이념’ 준수를 위한 바른 신학과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을 강조했다.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지속적인 목회자 교육을 하고, 장로회 정치의 합당한 운영 및 목회자와 성도들의 청교도적 생활을 실천 과제로 꼽았다.
조 총회장은 광신대와 총신대 신학부, 총회신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트리-스테이트 신학교와 페이스 신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경기개혁신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개혁 경기노회장과 중부협의회 대표회장, 총회 서기 고시부장, 부총회장, 95회와 96회 102회 총회장 등 교단 임원을 두루 거쳤다. 신학교에서 ‘교회정치’ ‘변증학’ ‘회의진행법’ 등을 강의한다. 다음 달부터 한기총 공동회장을 맡는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