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인데 방역패스라니…” 시름 깊은 자영업자들

입력 2021-12-06 04:02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헬스장 입구에 백신패스 시행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방역패스’가 적용되기 하루 전인 5일 오후 인천 서구의 한 횟집 사장 김모(59)씨는 예약 장부를 열어 보였다. 이번 주에만 14명 단체 회식이 취소됐다고 했다. 단체 예약이 들어와서 부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예약이 취소돼 현금 2만원 정도 주고 돌려보내야 했다. 김씨는 “하루에도 두세 건씩 예약이 취소되니 속이 탄다”며 “지난 1주일 매출이 67만5000원이었으니 (얼마나 힘든지) 알 만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6일 0시부터 식당과 카페에서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여 만에 다시 방역이 강화되면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활기를 찾았던 주택가 식당들도 다시 한산해졌다. 손님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았다. 서울 송파구 식당가의 한 돈가스집에는 10분 동안 배달원 5명이 몰렸다. 돈가스집 사장 박모(52)씨는 “날씨도 춥고 확진자도 많이 나오고 방역패스도 한다고 해서 그런지 유난히 홀 손님이 없다”며 “근처 술집들은 오늘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백신 접종 여부는 QR체크인 할 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자예방접종 증명서를 1회 이상 발급받아야 한다. 발급을 받지 않았거나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 경우 입장이 지연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냉면집에서 일하는 50대 여성은 “이런 거 왜 하느냐며 화부터 내는 손님, 확인도 안 됐는데 대충 넘어가자는 손님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걱정했다.

방역패스를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는 장모(42)씨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 마스크를 잘 안 쓰는 손님이 부쩍 늘어서 불안했다”며 “방역패스가 최소한의 방패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특별방역 점검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식당과 카페에는 최대 모임 인원수가 6명으로 제한되고 백신 미접종자는 1명을 넘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직접 행정명령 대상 업종뿐 아니라 관계 업종까지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