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5년 내에 지금 있는 국내 대학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0월 열린 ‘4차 미래전망 전문가 포럼’을 바탕으로 5일 발표한 ‘인구변동과 미래 전망: 지방대학 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2∼2046년 국내에서 살아남는 대학 수는 190개라는 예상치가 나왔다. 올해 기준 국내 대학이 총 385개인 것을 감안하면 25년 뒤에는 절반(49.4%) 정도만 남는 셈이다.
보고서는 특히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대학 생존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을 제외하면 25년 뒤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은 44.1%(331개 중 146개)로 줄어든다. 전체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대학 생존율이 75% 이상인 곳은 서울(81.5%)과 세종(75.0%)뿐이었다. 5개 대학 중 1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된 지역은 경남(21.7%), 울산(20.0%), 전남(19.0%) 등이다.
이 무렵 국내 출생아 수 절반(49%)은 수도권 지역에만 절반 가까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연구팀이 지역별 출생아 수와 초·중·고등학교 학령인구 증감률, 대학별 신입생 충원율 등을 추산한 결과다. 향후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초·중·고 연령대 인구가 급감하면서 대학생 인구에도 영향을 미쳐 지방 대학들이 생존 위기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화와 대학 격차에 따른 인구 유출은 청년세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구가 집중되는 수도권 청년들의 세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소장은 “지방 청년들이 그들이 나고 자란 곳에서 인생 전반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방에 있는 대학도 살려야 한다”며 “지방 거점 대학이든 특성화 대학이든 지역의 특색과 상황에 걸맞은 대학들을 지자체와 함께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지난 10월부터 ‘인구변동과 미래 전망’이라는 포럼을 열어 일자리, 산업, 젠더, 지방대학의 미래 등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