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민주당 선대위 ‘영입인재 1호’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파격 기용된 조 위원장은 불과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위원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군사전문가이자 30대 워킹맘이라는 이력으로 주목받았으나, 선대위에 합류하자마자 혼외자 의혹 등이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조 위원장은 본인의 영입을 주도했던 송영길 대표에게 3일 오전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송 대표는 이 사실을 전하면서 “주말에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판단할 생각”이라며 결론을 유보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선대위는 “조 위원장이 재차 사의를 밝혀왔다”며 “송 대표는 안타깝지만 조 위원장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이 후보와 상의해 사직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며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결단으로 저와 함께 하려다가 본인과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 조 위원장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참신한 인재 영입을 통해 ‘쇄신’ 이미지를 강조해온 선대위는 조 위원장의 낙마로 타격을 입게 됐다.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선대위가 조 위원장과 사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소통하고, 그에 걸맞은 직함을 줬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나흘째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지방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이날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하자, 그동안 관망하던 윤석열 후보가 이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울산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의 당대표 패싱을 강력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울산행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원내대표가 먼저 울산으로 가 이 대표와 만났다. 윤 후보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를 가리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당대표”라고 치켜세웠다. 또 이 대표가 전날 기자들에게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오후에 “이 대표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하며 당사를 떠났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윤 후보 측이 만남을 제안하며 의제를 사전 조율하자고 했다면서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와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하고 나중에 뒤집힌 경우가 꽤 있었다”며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도 사전 조율을 이야기하는 건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이가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