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 부하 아니다”… 패싱 강력 비판

입력 2021-12-03 00:02
연합뉴스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선 후보 주변을 둘러싼 인사들의 당 대표 ‘패싱’을 강력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제주를 방문하면서 사흘째 잠행을 이어가는 등 ‘보이콧’이 장기화되고 ‘폭탄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 기류가 당내에서 퍼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과거 검찰총장 시절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후보가 ‘리프레시(재충전)’라는 말로 자신의 행보를 평가 절하한데 대해 “그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후보의 정치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라는 발언의 울림이 지금의 후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발언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인용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관계자)’라는 익명으로 자신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인사들에 대해 “이런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선거 필패를 의미 한다”며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예쁜 브로치’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발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60세 넘으신 분한테 제가 가르쳐 드릴 수도 없고”라고 비꼬았다. 다만 당 대표직 및 선대위 직위 사퇴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이날 제주에 도착했다. 그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을 만나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에 참배했다.

이 대표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면서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제 기억에,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며 “아신다면 인사 조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촉구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 문제와 관련해 “무리하게 (복귀를) 압박하듯이 할 생각은 사실 없었다”면서 “본인(이 대표)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를 했으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 대다수는 당대표가 당무를 방기하고 이렇게 잠행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만약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이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 행위가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