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일 “현실적으로 볼 때 전면에 통일을 내세우면 (남북) 체제 충돌 가능성이 크다”며 “(통일이라는) 장기적 과제는 뒤로 미루고 국익과 실리 위주로 판단해서 전쟁을 일단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지금보다 더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더 나은 관계를 위해 대화하고, 필요하면 제재나 억압수단도 동원해 평화적 관계를 만드는 데 유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평화유지를 위한 수단으로는 경제교류를 꼽았다. 이 후보는 “결국 정치도 경제에 기반한다”며 “북한에 대대적인 국제투자가 가능해지면 우리의 안전 확보와 투자 기회를 얻어내고, 대화와 소통을 통한 협력도 쉬워져 서로 공존·공영하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예로 들며 “전쟁을 치렀지만 서로 교류, 협력하면서 우호관계로 전환됐다”며 “북한과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병역 면제 이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유능하고 뛰어난 인재들이긴 한데, (그렇다고 면제해 주면) 젊은이 중 누가 (군대에) 가고 싶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공평성 차원에서 연기는 해줘도 면제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본인들도 그렇고 팬클럽도 군대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굳이 정치권이 나서서 면제하자는 건 ‘오버’가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설은 부인했다. 이 후보는 “이미 국민의힘에 깊이 관여하셨고, 지금도 아마 완전히 결별하지는 않은 거로 보인다”며 “이런 상태에서 뭔가 요청드리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최근까지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매우 뛰어난 지도력을 가진 분이고, 제가 광화문에서 단식농성할 때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며 “자주 전화 드린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선 사과했다. 이 후보는 “민주개혁 진영은 사실 더 청렴해야 하고 작은 하자조차 크게 책임지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공식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정현수 안규영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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