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사진) 국립외교원장과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우드로윌슨센터가 ‘북·미 관계 조망’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충돌했다.
홍 원장은 북핵 문제 해결 교착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선언 진척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홍 원장은 “북한은 (싱가포르 공동합의에 대해) 성의를 보였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아무것도 안 했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은 정상 간 합의도 뒤집는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속았다, 기만당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장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우리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개발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사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SLBM을 비롯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해 온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의 적대 정책을 이야기하는데 누가 테러를 했고, 누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겼느냐. 다 북의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안 했다고 칭찬하는 건, 오늘 살인을 안 했다고 강도질하는 걸 잘했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지금은 김 위원장을 미하일 고르바초프로 만들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고르바초프가 되려고 나섰는데 우리가 오히려 스탈린이 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