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甲타워’ 세종新청사… 입주 1순위가 갑부처?

입력 2021-12-02 04:06

내년 8월 준공 예정인 정부세종 신청사(중앙동)를 두고 벌써부터 ‘힘 센 부처’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ㄷ’자 모양으로 15개 동(棟)이 이어진 기존 세종청사의 한가운데 들어설 중앙동은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데다 높이도 기존 세종청사의 두 배가량인 지상 15층 정도로 설계됐다. 준공 후 실제 입주까지는 1년 가까이 남았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어느 부처가 이곳에 입주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관가에서는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이 중앙동 입주를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앙동이 2400여명이 입주 가능하다 보니 이들 중 복수의 기관이 함께 입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 기관 모두 공무원 사회에서 영향력이 크다. 행안부는 각 부처 정원 결정권을 가졌고, 기재부는 예산권을 쥐고 있다. 국조실은 전 부처를 총괄한다.

이 때문에 중앙동을 가리켜 ‘갑(甲) 타워’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들 부처가 갑 타워 입주를 희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행안부는 청사 관리를 책임지는 부처이지만 정작 기존 세종청사에 자리가 없어 ‘안전’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이 전부 민간 건물인 별관에서 일하고 있다. 임대료 지출과 보안 우려 등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기재부와 국조실은 세종청사 입주기관이지만 예산 협의나 부처 간 협의 등으로 외부기관 내왕이 잦은 데 비해 다소 구석진 위치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아직 세종청사에 입주 못 한 다른 부처 대신 힘 센 기관들부터 신청사 입주 물망에 오르는 건 씁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일 “아직 누가 입주할지, 입주기관 선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