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생 기대수명 83.5세… 출산율은 0.84명 ‘세계 최저’

입력 2021-12-02 04:04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83.5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됐다. 20년 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보다 평균 수명이 7.5년 더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 ‘장수 국가’라는 평이다. 그러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심해지면서 향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먹여 살려야 할 고령 인구수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의 평균 기대수명이 83.5년으로 전망된다고 1일 밝혔다. 2000년에 태어난 이들의 평균 기대수명(76.0년)과 비교하면 7년 이상 늘었다. 성별 모두 늘어났다.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80.5년, 86.5년으로 20년 전과 비교해 8.2년, 6.2년씩 증가했다. 모두 OECD 평균을 상회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OECD 회원국 중 일본(87.7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대수명이 높았다.

신생아들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신생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그만큼 부양 부담이 커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는 21.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태어난 이들이 40대가 되는 2060년이면 이 수치는 91.1명까지 늘어난다. 일하는 사람 1명이 고령 인구 1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가 온다.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인구 변화의 구조적 위험과 대응 전략 토론회’ 축사를 통해 “인구 자연 감소, 초고령 사회 임박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리스크 중 하나다. 전문가들이 사명감을 갖고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