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포기 김치에 담은 사랑 “따뜻한 겨울 나세요”

입력 2021-11-30 04:07
29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열린 ‘2021 국민일보-농협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내 이지현씨,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대표,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김일영 성북구의회 의장(왼쪽부터) 등이 김장 김치 5000포기를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윤성호 기자

추위가 잠시 꺾여 다소 포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 앞 야외마당에선 하얀 스티로폼 박스로 포장된 김치를 품에 안고 나르는 50여명이 모여 북적였다. “무겁다 무거워”라며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새어 나왔지만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야외마당 한쪽엔 10㎏짜리 김치 총 1250박스가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총 5000포기 김치가 모였다. 복지시설 관계자인 이모씨는 “이 김치로 겨울 나는 거죠”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국민일보와 농협경제지주가 주최하고 성북구가 주관한 ‘2021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대표를 비롯해 이승로 성북구청장, 탁기주 성북경찰서장 등이 참석했다. 신강섭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장을 비롯해 성북구 내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행사에 함께 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올해로 14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를 감안해 간소하게 진행됐다. 자원봉사자들을 따로 초청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지도 않았다. 대신 제조가 끝나 포장된 김치를 행사에 참가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치는 성북구에 거주하는 사회 취약계층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김치 맛을 볼 순 없었지만 이웃에게 전달될 김치를 준비하는 현장 온기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희망과 응원의 목소리도 보태졌다. 변 사장은 “어려운 시기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코로나가 너무 길어져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연말에 취약계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우리의 마음이 모여 어려운 분들이 겨울을 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도 “따뜻한 행복을 전달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이웃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은 여전히 안전하다”고 말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김장문화 확산 및 농산물 판매 확대와 더불어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는 취지로 개최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행사로 총 5만 포기의 김치가 1만8000여 가정에 지원됐다. 누적 참가 자원봉사자 수는 9200명에 이른다. 이날 행사로 마련된 5000포기의 김치는 성북구 내 20개동 주민센터, 복지관 등 복지시설로 배달된 뒤 저소득층 다문화 가구, 장애인 가구,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