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이용한 치료가 초·중기 파킨슨병의 주된 증상인 근육의 뻣뻣함과 동작 느림, 떨림, 보행장애를 줄여주고 우울증 등 동반질환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뇌신경센터 고성범 교수팀은 전문무용수지원센터와 함께 ‘펠든크라이스 기법’을 적용한 무용 치료의 효과를 연구했다. 펠든크라이스 기법은 신경 분화를 촉진해 기능을 높이는 뇌과학 운동법이다. ‘움직임-감각-느낌-생각’을 복합적으로 향상시켜 신체 기능을 개선한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적합한 무용을 별도로 개발했다. 음악, 사회체육 등을 접목해 음악을 들으며 진행한다.
연구팀은 1~5단계 파킨슨병 환자 중 3단계 이하(초·중기)에 해당되는 9명(나이 69세, 평균 발병 기간 5.3년)을 대상으로 6개월간 무용 치료를 시행했다.
환자들은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주 1회 무용 치료를 받았으며 3개월, 6개월 시점과 치료가 끝난 후 6개월 시점에 파킨슨병의 운동 및 비운동 증상을 다각도 척도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근육 뻣뻣함, 느림, 떨림 등의 정도를 나타내는 통합 파킨슨병 운동척도에서 무용 치료 시작 후 6개월간 약물 용량 증가 없이도 증상이 호전됐으며 무용 치료 중단 후 6개월이 지나자 증상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행분석 검사에서도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보폭이 길어지는 걸로 평가됐다. 균형유지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Tinnetti) 검사에서는 무용 치료 기간 동안 악화되지 않고 유지됐으나 치료가 끝난 후 나빠졌다. 파킨슨병의 비운동 증상 중 하나인 우울증 척도 검사에서도 치료 기간 중 우울증이 지속 줄어들다가 종료 후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 개선을 위한 보조요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지속성이 중요한데,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힘들 뿐 아니라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는 대면으로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유튜브 등을 활용해 집에서 할 수 있는 무용 치료 영상을 학회 차원에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ovement Disorder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춤, 파킨슨 환자 삶의 질 높인다… “운동장애·우울증에 효과”
입력 2021-11-29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