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조카 살인사건 변호’ 논란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피해자 유족에게 재차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변호사 이재명의 위선의 과거가 드러나고 있다”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신안의 응급의료 전용 헬기 계류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유족들이 이 후보로부터 사과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 후보는 “가슴 아픈 일이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관련 질문을 받고 잠시 망설이더니 “변호사라서 변호했고요”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멀다고 할 수도 없는 (먼) 친척 일을 제가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 취재진이 비슷한 질문을 또 하자 “그 얘기 좀 그만합시다, 아까 했는데”라며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조카 살인사건 변호’ 논란은 지난 24일 이 후보의 페이스북 글에서 촉발했다. 이 후보는 당시 데이트 폭력 특별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제 일가 중 1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15년 만에 피해자와 유족에게 처음 사과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한 사건이 ‘모녀 살인 사건’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헤어진 여자 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했는데, 이 후보가 그런 김씨의 변호를 맡았던 것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표심을 겨냥한 3박 4일 간의 호남 순회 일정을 개시했다.
이 후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격인 목포의 동부시장을 찾아 “대통령에 당선되게 만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민주당이 호남의 개혁 정신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뒤 단호한 개혁 의지를 함께 내비쳤다.
이 후보는 오는 29일까지 광주·전남 구석구석을 훑을 계획이다.
오주환 문동성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