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왜 학교 못 가요?”
남준(가명·12)이가 학교에 가지 못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지난해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남준이가 이렇게 물을 때마다 엄마인 김정숙(가명·46)씨는 “조금 더 기다려보자. 건강해지면 갈 수 있어”라고 다독일 수밖에 없다.
남준이는 뇌병변장애와 심장장애를 앓고 있다. 김씨가 아들의 장애를 처음 알게 된 건 남준이가 4살 무렵이었다. 걸음이 느린 것이 이상해 찾아간 병원에서 남준이에게 뇌병변장애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심장장애는 그로부터 1년 뒤 알게 됐다. 남준이는 보조기를 차고서도 걷는 걸 힘들어했는데, 알고 보니 심장에도 이상이 있었다.
남준이는 곧바로 심장이식 수술 대기자로 등록됐다.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남준이보다 더 상황이 급한 아이들에게 먼저 수술의 기회가 돌아갔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지난해 5월 남준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체한 것 같다며 병원에 데려가 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남준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뇌경색이었다. 남준이는 이틀에 한 번씩 부정맥 증상을 보였다. 혈전이 올 때마다 전기충격을 해야 했는데 심장에 무리가 컸다. 계속 심장에 전기충격이 가해진다면 이식수술마저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남준이가 잘 버틸 수 있도록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기적이 찾아왔다.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연락이 왔다. 김씨는 “원래 남준이 차례가 아니었다”며 “남준이 앞 순번이었던 아이에게 심장 크기가 맞지 않아 남준이에게 넘어온 거였다”고 말했다.
이제 수술 후 1년 5개월 정도 지났다. 다행히 예후는 좋다. 물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계속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장 수치가 내려가면 투석도 받아야 한다. 남준이가 당장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다.
김씨는 “남준이가 원래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당시 보조기를 차고 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 결국 1년 만에 지금의 대안학교로 옮겼는데,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며 “한창 친구와 어울려 놀 나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도 김씨는 남준이가 이만큼 건강한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준이는 유튜버가 되는 게 꿈이다. 1년 넘게 병원과 집에만 있던 남준이에게 유튜버는 친구였고 꿈이 됐다. 김씨는 남준이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돕고 싶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입이 거의 없다시피 한 염색방을 계속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 남준이 의료비 등을 감당할 수 없다.
남준이 아빠와는 2014년 갈라섰다. 이혼 후 2년간 양육비를 지급했지만, 그 이후론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 이후 남준이와 남준이 여동생을 홀로 돌보고 있다. 김씨는 “주께서 부디 이끌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두 손을 꼭 모았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10월 28일~11월 24일/ 단위 : 원)
△김병윤(하람산업) 김전곤 20만 △권일한 정인경 조동환 황의선 10만 △강응규 김덕수 무명 연용제 조병열 조점순 주경애 5만 △한승우 4만 △김형영 문애순 임순자 최미옥 3만 △가실 김창환 이원미 김영자 2만 △곽성자 김동호 김연희 이미령 한영희 하나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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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