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했다.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 문제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홀로 신사업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은 이제 손을 잡고 미래를 준비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리스크를 줄이고, 신사업을 빠르게 안착하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수소사업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석유 기반의 산업은 환경오염 문제로 지속가능성이라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반면, 친환경적인 수소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각광을 받는 중이다. 수소는 앞으로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정유, 화학 등 그동안 접점이 없었던 분야에서 활약하던 기업들이 뭉쳐 수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사업에서도 업종을 뛰어넘는 ‘협업’이 대세다. 과거에는 화학회사가 원료를 제공하면 소비재 회사는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으로 역할이 끝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환경 문제까지 고려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미래 교통산업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산업도 자동차, 통신, 건설, 항공 등의 다양한 기업들이 힘을 모아 준비를 하고 있다. UAM 산업이 연착륙하려면 여러 분야의 기술과 역량이 필요한 데다, 어느 한 기업이 모든 걸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사용 등 기업의 친환경 노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사업장 내에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RE100’에 가입하는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는 기업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석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산업의 변신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 정유 등 그동안 변화가 더뎠던 업종의 친환경 선박, 친환경 연료 도입 등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