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말 가계 빚이 184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부동산 시장을 잡기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상승세는 8분기 만에 둔화됐다. 11월 들어 소비자들의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심리도 다소 주춤해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보다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액수다. 3분기 증가폭은 2분기의 43조5000억원보다 6조8000억원 줄었고,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9.7%로 2019년 4분기(4.2%) 이후 올 2분기까지 10.4%로 치솟았던 상승세는 8분기 만에 둔화됐다.
증가폭과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주택 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수요지속, 집단대출 확대 등으로 확대됐으나 당국의 관리강화 등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축소된데 따른 것이다.
가계대출은 1744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0조8000억원(2.2%) 증가한 969조원으로 2016년 4분기 (24조2000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16조2000억(2.1%) 늘어난 77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16으로 지난달보다 9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수가 기준인 100을 넘기 때문에 여전히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지만 상승 전망 응답자의 비율이 10월보다는 크게 낮아졌다는 뜻이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2.7%)과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2.7%)도 각각 0.3%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오름폭(0.3%포인트)은 2017년 1월(0.3%포인트) 이후 4년 10개월만에 가장 컸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