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위중증 환자 수가 일주일 만에 최다치를 경신했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 유행 상황이 계속 엄중하면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비롯한 방역 조치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가 5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7일 52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래 500명 안팎을 유지하다가 이날 34명 증가하며 최다치를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도 2699명으로 화요일 집계 기준 최다였다.
위중증 환자 증가로 중환자실 병상도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전국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지난 22일 기준 69.3%로, 감염이 집중된 수도권은 이틀 연속 83.3%를 유지했다. 확진 후 병상을 하루 넘게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83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모두 수도권 환자로 절반가량(404명)은 70세 이상 고령자다. 전날 907명보다 71명이 줄었지만 ‘병상 병목현상’은 여전한 상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병상 확보에 애로가 있다”며 “행정명령을 내린 준중증 병상 확보에 속도를 내고, 병원 내 인력 재조정뿐만 아니라 중수본을 통해 인력을 지원하면서 의료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단계적 일상회복을 일시 중단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즉시 비상계획을 조치할 필요성은 없다”면서도 “최근의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 같은 유행상황이 지속된다면 비상계획을 포함한 여러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숙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12∼17세 예방접종 추가 예약을 시작했다. 전면등교로 학교·학원 등에서 소아·청소년의 집단감염 위험이 커지자 재차 접종을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17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함께 취약 연령대로 꼽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저조하다. 현재 12∼17세 1차 접종률은 40.9%, 접종 완료율은 15.4%에 그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16∼17세는 대상자 절반 이상이 접종했지만 12∼15세는 접종에 많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생각보다 접종에 대한 여러 우려와 고민이 많다고 보고 예약 기간, 접종 기간을 많이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신 접종이 늦은 13∼15세의 주당 하루 평균 코로나19 발생률은 10월 넷째 주 6.8%에서 3주 만에 9.7%까지 뛰었다. 일찍 접종을 마친 고3(18세)과 최근 접종이 늘어 발생률이 감소한 16∼17세와 대조적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자사 백신이 12∼15세 청소년에게 100%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령 2228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투여한 뒤 7일에서 4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박장군 임송수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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