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에 파열음이 나고 있다.
김종인·김병준·김한길로 대표되는 ‘신 3김 삼각축’이 출발도 하기 전에 삐걱대고 있다. 돌발 변수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연기 문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올렸다. 윤 후보는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 임명 안건은 올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계속 제가 말씀을 올렸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께서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하셨다”며 “본인께서 최종 결심하시면 그때 (안건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께서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하루 이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윤 후보가 직접 밝히면서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김종인 전 위원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자신이 ‘3김’으로 묶여 보도되는 데 대해 격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이 당초 ‘원톱’으로 기용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김병준·김한길’과 한 묶음에 넣어 불만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기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지난 20일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두 사람의 화해를 주선했다고 한다. 그러나 양측의 앙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윤석열 선대위’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계획대로 맡는다면 갈등은 수면 아래로 잠길 전망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불만을 감추지 않을 경우 ‘윤석열 선대위’가 정식 출범하기 전부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 인선 때문에 시간을 달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도 정확히는 모른다”며 대답을 피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루 이틀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최고위에서 한 말을 부인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이미 얘기를 다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고, ‘윤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문동성 이상헌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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