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가 1주일 사이 두 단계를 뛰어오르며 최고 수준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꾸준히 늘고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도 77%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전국 단위 위험도는 한 단계 아래인 ‘높음’으로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를 22일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 14일부터 1주일간 대응역량, 발생현황, 예방접종 등 3개 영역 17개 지표를 종합해 ‘매우 낮음-낮음-중간-높음-매우 높음’ 등 5단계로 위험도를 진단한 결과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리고 전국의 위험도는 직전 주보다 각각 두 단계 상향된 ‘매우 높음’ ‘중간’ ‘높음’으로 평가됐다. 대부분 항목에서 지표가 나빠졌다.
주간 위험도 평가의 핵심 지표인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국 62.6%로 나타났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77%까지 병상이 들어찼다. 이 수치는 2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83.3%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확진 뒤 곧장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하루 넘게 기다리는 이들은 907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가 466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고 고혈압·당뇨 등 질환자는 440명, 임신 환자는 1명이다. 이틀 이상 대기한 확진자도 223명이나 됐다.
의료대응 역량 대비 확진자 비율(하루 평균 5000명)도 수도권은 직전 주(55.2%)보다 15% 포인트 가까이 오른 70.1%로 크게 악화했다. 비수도권도 24.3%에서 29.5%로 상승했다. 확진자 수도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비수도권의 3배 이상인 2174명으로 전주보다 27%나 급증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핵심 지표인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지난달 넷째주부터 매주 24.5%→29.6%→32.6%→35.7%로 꾸준히 증가해 위중증 환자,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같은 기간 위중증 환자 수도 333명, 365명, 447명, 498명으로 차츰 늘면서 전체 확진자 대비 비율이 지난달 1.56%에서 2.36%까지 증가했다. 주간 사망자 수도 전주보다 34명 늘어난 161명으로 보고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수도권의 중환자실 병상 여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 등 방역 선행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전국 병상 여력도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비상계획 적용을 포함한 방역조치 강화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청장은 감염 증가세가 계속되는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갈 길이 먼 추가 접종(부스터샷)은 이날부터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기존 6개월에서 4∼5개월로 접종 간격이 조정된 819만2000명이 대상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고령층, 고위험군 접종 간격을 단축해 연내 추가 접종 대상을 당초 559만명에서 1378만명까지 늘릴 예정”이라며 “신속한 접종을 위해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을 대상으로 보건소별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찾아가는 접종’을 하는 등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827명으로 월요일 기준 최대치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는 515명으로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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