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서 전국의 학교가 4학기 만에 교문을 열고 학생들을 맞았다. 교육 현장에서는 ‘수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면서도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는 모처럼 만에 시끌벅적했다. 교문에는 김창수(55) 교장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등교하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넸다. 학생들도 밝게 웃으며 김 교장에게 인사했다. 김 교장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늘 마음의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좋다”고 했다. 학생들로 가득 찬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도 있었다. 이 학생은 “예전에는 등교해도 언제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제 계속 학교에 나올 수 있다고 하니 기분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염창중학교에도 오랜만에 교문 주변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여러 학생이 정문에서 마주친 친구들과 주먹으로 인사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걸었다. 염창중은 교문부터 교실까지 이동 동선을 학년별로 3개로 나눴다. 학생들이 같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등교하면서 혼잡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학년별로 따로 마련된 건물 출입구에서 학생들은 실내화로 갈아 신은 뒤 줄지어 손소독과 체온체크를 했다. 3학년 김모군은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계속 학교에 나오는 게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전면 등교 시행으로 학생들을 직접 대면해 수업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모습이었지만, 학생들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타고 감염병이 확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염창중 등교 지도를 맡은 한 교사는 “전 학년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아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동선이 겹칠 수 있고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방역 걱정이 크긴 하다”고 토로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용산구 금양초등학교를 찾아 등교하는 학생들을 만났다. 일부 학생은 유 장관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입실하기도 했다. 그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부모님들도 학생들도 기본 방역수칙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도 철저하게 방역을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겠다. 아이들이 학습도 그렇고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등교로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신규 확진자가 최고조인 상황이라 학부모들 사이에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1주일 단위로 방역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전면등교 조치에 맞춰 1361명 규모의 ‘학교 생활방역 지도점검단’을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 수도권 과밀·과대 학급의 경우 시차 등교 등 탄력적으로 학사일정을 조율하도록 했다. 코로나19가 악화할 경우 다시 원격수업 체제로 돌아가는 비상계획도 준비할 예정이다.
전성필 박민지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