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기도회 강사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류응렬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목사는 지난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돌아갈 곳은 성경적 일상, 비블리컬 노멀(Biblical Normal)”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신대 설교학 교수로 10년간 재직하다가 2013년 4월 미국 동부의 대표적 한인교회인 와싱톤중앙장로교회 4대 목사로 부임했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남침례신학교 박사 학위를 최단기로 마친 학자로도 유명하다.
류 목사는 “적어도 미국에선 교회를 향한 반감은 없기 때문에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국과는 다르다”면서 “거리두기와 인원 제한 규정은 수개월 전에 완전히 없어졌고, 교회 식당과 카페에선 마스크를 쓰고 자유롭게 모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교회와 한인교회도 코로나 이후 20~30%의 성도가 교회를 떠났지만 팬데믹을 잘 견뎌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적으로 살아있는 한인교회는 온라인예배를 중단하고 현장예배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2년 만에 한국에 왔더니 한국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인구 절벽의 위기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도 예배당 문을 닫지 않았는데, 정부의 불합리한 방역 정책으로 문을 닫은 교회가 있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그는 “9년 전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신대원 경쟁률이 3대 1 이상이 됐지만, 이제는 상당수 신대원이 미달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거룩의 열망을 갖고 말씀의 종이 되겠다는 선지 생도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류 목사는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아직까진 교회가 건전하지만 10년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기독교 역사상 한번 무너진 교회가 다시 일어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루빨리 성도들에게 바른 예배론과 신앙과 삶이 하나 되어 영향력을 끼치는 성도의 중요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목사는 팬데믹 시대 대안으로 ‘말씀 중심의 예배공동체’, ‘신학교의 영적 갱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목회자’를 제안했다. 그는 “구원은 개인적으로 얻지만 예배는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가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진리의 말씀에 근거한 예배 회복으로 새롭게 비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산림이 파괴되면 당장 할 일은 산에 묘목을 심는 것”이라면서 “마찬가지로 한국교회도 지금부터 신학생이라는 ‘묘목’을 다시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불고 있는 부동산값 폭등 현상 속에서 교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문제로 한국 젊은이들의 날개가 무참히 꺾인 것 같다”며 “청년세대가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숙명론자가 되지 않도록 교회는 희망의 복음을 전할 때”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