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자 물가 13년 만에 최고치… 인플레 비상

입력 2021-11-20 04:05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는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계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전달보다 0.8% 높은 112.21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8.9% 상승했다. 2008년 10월(10.8%)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째 오르고 있다. 유가 상승과 수요 증가가 생산자물가지수를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생산자물가는 2015년 물가를 100으로 놓고 비교한 수치다.


최근 1년 동안 이어져 온 국내외 원자재 가격 급등은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2개 수출 주력 업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분야에서는 29.8%, 석유화학·제품은 26.3% 올랐다. 이밖에 일반기계·선박(19.5%), 전기·전자(반도체 포함·12.5%), 바이오헬스(11.6%), 자동차·부품(10.5%) 분야 등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겪었다.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어난 기업의 83.5%는 영업이익이 평균 5.9%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은 기업 가운데 34.1%는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답했다. 31.1%는 원자재 외의 부문에서 원가 절감을 계획했다. 응답 기업 중 76.1%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면·우유·치킨에 이어 참치캔 가격도 오르는 등 서민 먹거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참치캔 제품 22종 가격을 평균 6.4% 올린다. 참치캔 가격 인상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은 오는 22일부터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8.1% 올린다. 품목별로 500~2000원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