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메타버스 등 최신 트렌드 다룬 문항 다수 출제

입력 2021-11-19 04:06
연합뉴스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험생들이 진땀을 뺄만한 초고난도의 ‘킬러문항’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자율주행차와 메타버스 등 최신 트렌드와 사회적 이슈를 담은 문항이 여럿 출제됐다.

1교시 국어 영역에서는 차량 주변을 360도로 촬영해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카메라가 14~17번 문항의 소재로 사용됐다. 모빌리티 분야 최신 트렌드에 대한 수험생들의 학습 능력을 요하는 문제였다.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 과목의 5번 문항에는 자율주행차를 설계하고 있는 엔지니어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자율주행차와 보행자 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문제 상황을 다뤘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는 ‘메타버스’도 이번 수능의 이색 문항으로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특히 증권시장에서 메타버스 열풍이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직업탐구 영역 공업 일반 과목의 1번 문항의 지문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테마파크 메타버스, 현실성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유명 사적지 관광 콘텐츠 및 디지털 미디어 공연을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메타버스와 연관된 기술 분야를 고르는 것이었다. 또 사회탐구 영역 세계사 과목의 6번 문항에는 메타버스 가상 공간에서 유적지를 탐방하는 모습이 표현됐다.

사회적 경각심을 상기시키는 문제도 눈길을 끌었다. 국어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42번 문항에는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등 사전등록제’가 언급됐다. 문항의 지문은 ‘18세 미만 아동은 55.0%, 치매 환자는 25.8%만 지문 등을 등록했다’며 시청자의 수용 태도로 적절한 댓글을 고르도록 했다. 44번 문제의 지문은 ‘일반 종이 1t을 생산하면 2541㎏의 이산화탄소와 872㎏의 폐기물이 발생한다. 재생 종이가 일반 종이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덜 발생시킨다’는 내용을 제시하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입시 업체들은 국어 영역에서 ‘헤겔의 변증법’과 ‘트리핀 딜레마’를 소재로 한 지문을 변별력 강화 문항으로 꼽았다. 변증법은 모순 또는 대립을 근본 원리로 사물의 운동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트리핀 딜레마는 미국이 기축통화로 자국 달러를 쓰면서 국제수지 적자를 계속 안고 가는 상황을 일컫는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