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첫 통합 수능… 문과생 불리 현실화

입력 2021-11-19 04:05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에서 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을 껴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로 치른 이번 수능의 1교시 응시자는 45만2222명으로 지난해(42만6344명)보다 많았다. 결시율도 10.8%로 지난해(13.2%)보다 낮았다. 최현규 기자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초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란 교육 실험이 단행됐다. 수학 영역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한데 경쟁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학 경쟁력에서 밀리는 문과생이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실제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종로학원 등 사설 입시기관들 분석을 종합하면 수학은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 올해 수학 영역부터 ‘수학Ⅰ·Ⅱ’를 공통과목으로 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선택과목으로 택하도록 했다.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미적분 혹은 기하는 이과생이 주로 선택한다. 공통과목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문과생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특히 중하위권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봤다.

올해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는 독서 지문에서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문제가 나왔다. 영어는 지난해보다 어려웠지만, 까다로웠던 6·9월 모의평가에 비하면 다소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문과생의 경우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능 응시자는 45만2222명이었다(1교시 기준). 국어 영역 지원자는 50만7129명이었는데 5만4907명이 시험을 보지 않아 10.8%의 결시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결시율은 13.2%였다. 6년제 약대 입시 부활, 정시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수생이 늘어난 결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등은 별도로 수능을 치렀다. 1교시 응시자 중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수능을 본 확진 수험생은 96명,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격리수험생은 128명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지난해처럼 마스크는 의무화됐고, 책상 칸막이는 점심시간에만 설치하고 시험 시간에는 치웠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2일까지 홈페이지 전용게시판을 통해 지문과 문제,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한다. 18일 오후 9시 현재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모두 17건의 글이 올라왔다. 화법과 작문 40번 문항에 대한 글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성적표는 다음 달 10일 배부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