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주가 하락·달러 강세 영향

입력 2021-11-19 04:05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지난 9월말 현재 역대 최고치로 늘어났다. 주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 국내투자 여건이 악화된 것이 오히려 국제투자대조표를 호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보다 306억달러 늘어난 2조104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 하락으로 서학개미 등의 해외 증권투자가 83억 달러 늘었고, 중앙은행 준비자산도 99억 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금액이 897억 달러나 줄어든 덕분에 대외금융부채(1조4948억달러)는 전분기 대비 879억 달러나 감소했다. 국내 주가 하락세와 더불어 인플레에 따른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우려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3분기 4.6%나 오르면서 대외금융자산과 부채 상황을 호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금액 중 거래요인이 128억 달러 늘었으나 비거래 규모가 1025억 달러나 줄어든 것은 주가하락과 환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외금융자산은 늘고 대외금융부채가 줄면서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도 609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말과 비교하면 1185억달러나 늘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46억달러로 77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대외채무는 6108억 달러로 전 분기 보다 66억 달러 증가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