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줄다리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구상한 선대위 인선안을 ‘비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대위 출범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의 핵심은 김 전 위원장의 ‘전권 행사’ 여부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다소간 이견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선대위 출범이 당초 예고된 20일에서 다음 주 중반으로 밀린 것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길어진다는 건 그분의 의중이 반영되는 과정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인선 조율을 위해 만났으나 이견만 노출했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의 인선안을 거부한 주요 이유로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의 합류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하는데, 김병준 전 위원장은 바로 아래인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카드가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위원장 사이에는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윤석열이)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냐”며 김 전 위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TBS라디오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 전 위원장에 대해 굉장히 안 좋은 내용의 인터뷰 등을 많이 했는데 개인이 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합류에도 부정적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구상한 선대위 조직 체제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당초 알려진 ‘상하 3단계(총괄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4본부장(정책·조직·직능·홍보)’ 조직 체제와 관련해 “이런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수평적인 체제가 아닌, 총괄선대본부장을 두는 수직적인 체제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선대위를 이끌기 위해 수직적 체제를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 측은 조직·직능·정책·홍보·당무지원·특보 등 주요 분야 총괄본부장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부 조정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이견이 지속하면 선대위 출범은 다음 주에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 전 대표 문제로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