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난타’가 돌아온다… 명동 전용관 재개관

입력 2021-11-19 04:02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난타’ 전용관에서 다음달 2일 명동 전용관 재개관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서울 명동의 ‘난타’ 전용극장이 다음달 2일 다시 열린다.

송승환 PMC 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은 18일 명동 난타 전용관에서 ‘명동 난타 재개막 기념 프레스콜’을 열고 “지난해 코로나19가 처음 나왔을 때는 1~2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었다. 그런데 공연을 재개하기까지 무려 20개월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송 감독이 제작·연출한 ‘난타’는 전통 사물놀이 리듬과 슬랩스틱 코미디를 결합해 주방의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 공연)다. 해외로 눈을 돌린 송 감독은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난타’를 선보였고, 이곳에서의 호평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2004년 아시아 무대예술로는 처음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1년 6개월간 장기공연을 가지는 등 전 세계 58개국 318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했다.

‘난타’는 2001년부터 국내에 전용관을 마련하기 시작해 서울에서 밤에 볼거리가 부족했던 외국 관광객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당시 여행사들이 앞다퉈 관광 프로그램으로 ‘난타’를 끼워 넣으면서 제작사 역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난타’의 성공을 계기로 ‘점프’를 비롯한 수많은 넌버벌 퍼포먼스가 만들어지면서 공연관광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었다. ‘난타’는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서울 명동과 홍대, 제주도에서 전용관을 운영했고, 해외에서도 중국 광저우와 태국 방콕에서 전용관을 운영했다.

송 감독은 “코로나19 관련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공연장 문을 닫고 있으면 ‘난타’가 잊힐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다”며 “아직 공항의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대신 내국인 대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난타’의 누적 관객 1500만명 중 외국인은 1000만명, 내국인은 500만명이다. 아직 국내에서도 안 본 사람들이 많다는 게 송 감독의 판단이다. 특히 10~20대의 젊은 세대가 ‘난타’를 보러 공연장을 찾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송 감독은 “해외 공연도 준비중으로 내년 9월에 미국 투어에 나서기 위해 현지 에이전시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 문을 여는 명동 난타 전용관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회만 공연한다. 코로나 이전 하루에 2~3회씩 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적다. 공연 횟수는 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차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난타’ 배우 5명도 기자간담회에 나섰다. 공연장이 문을 닫은 동안 배우들 대부분은 택배, 대리기사, 식당 서빙 등을 하며 버텨야 했다고 했다. 배우 정민구는 “2년 가까이 관객을 만나지 못해 속상했다”며 “힘든 시기지만 관객들이 ‘난타’를 통해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