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 재개 이재용 회장, 모더나·버라이즌 경영진과 회동

입력 2021-11-19 04:0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른쪽). 이 부회장은 전날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더나, 버라이즌 경영진과 잇달아 만나며 글로벌 경영을 재개했다. 특히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사업이다. 향후 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전날에는 미국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남을 가졌다.

경영 복귀 후 첫 미국 출장에서 두 회사의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 건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뉴 삼성’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글로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도 있다. 모더나, 버라이즌은 최근 삼성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업체다. 앞으로 공조 분야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 추가 협력 방안을 두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달부터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모더나와 협력이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지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개를 완공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을 완공하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외에 백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10년 지기’ 베스트베리 CEO와는 차세대 이동통신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두 사람은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걸 계기로 친분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었다. 한국 통신장비 산업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산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5G 이동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 이후에 비욘드(Beyond) 5G, 6G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