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쌓은 담… 천국과 구원의 확신 앞에 허물어져

입력 2021-11-22 03:03

20대 초의 이른 나이에 서비스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늘 돈 많고 지위 높은 사람들을 대하여 표정과 외모에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그렇게 12년간 근무하는 사이에 주제 파악도 못하고 눈만 높아져 많은 월급도 늘 부족했다. 게다가 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왜 갈수록 험악해지고 배신하는 세상이 되었는지 인생의 답을 찾아 10년간 밤낮 책에 빠져들어 중독되었다. 그러나 정신은 더 혼란스러웠고 세상과는 단절되어 갔다. 책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자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세상과 담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은둔생활을 하던 어느 날 심각함을 느낀 어머니가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언니를 데리고 왔다. 언니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지만,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요한복음 13장의 ‘마귀가 가룟 유다에게 예수 팔려는 생각을 넣어주었다.’는 한 구절이 내 생각과 가치관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퍼뜩 오랫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 자살, 진리’에 대한 고민이 내 생각이 아니라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와 존재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국 언니를 따라 교회에 갔지만 내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목사님께서 칠판에 ‘천국, 지옥, 세상’이라는 동그라미 세 개를 그리며 말씀을 선포하는데 수십억 인구가 복작거리고 초라하고 답답한 세상에서 당장 벗어나고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께서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며 천국에서 세상 쪽으로 선을 긋고 세상에서 천국 쪽으로 선을 긋는 순간, 그 그림이 내게 실제가 되었다. 세상에서 천국으로 화살표가 그어질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이고,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천국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단번에 믿어졌다. 그리고 사도행전 17장의 ‘예수님의 부활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에 바로 ‘아멘’이 되었다. 그토록 찾던 문제의 답을 찾은 나는, 바로 예수님 앞에 굴복하고 무릎을 꿇었다.

주인 되신 예수님을 만나 사랑에 푹 빠져 살던 어느 날, 언니가 뜬금없이 “경하 자매! 결혼 안 해? 좋은 형제 있는데 한번 만나볼래?” 했다. 거절하는 내게 얼굴만 한 번 보라며 한 형제를 가리켰다. ‘헉!’ 관심도 없었지만, 정말 기가 막혔다. 키가 작고, 집은 시골이고, 학원버스 기사에 누나 셋과 여동생, 더구나 한쪽 팔에 장애도 있었다. 며칠 후, 새벽기도 시간에 어느 형제의 ‘아버지’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참 이상하다’ 하며 기도하는데 더 크고 선명히 또 들렸다. ‘도대체 누구지?’ 고개를 돌렸는데 바로 그 형제였다. 하나님의 뜻인지 알고 싶어 만났는데 몇 마디 대화에 갑자기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지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프로필, 외모는 전혀 내가 바라던 바가 아니었지만 너무 순수하고 깨끗한, 세상 누구보다 귀한 보물창고 같았다.

공동체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하고 목숨처럼 사랑해주는 남편과 작은 과일가게를 열었다. 오직 복음의 통로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소문은 전국적으로 번져 지상파 TV방송, 신문, 잡지 등에서 앞다퉈 취재를 오고 신앙문제로 많은 분들이 찾아왔다. 가게엔 찬양이 흐르고, 택배 박스엔 전도지가, 벽면엔 성경말씀과 신앙간증 홍보문이 가득하다. ‘엄마, 제 꿈은 목사님이 되는 거예요.’ 10살 아들의 고백을 들으며 힘차게 하루를 연다.

이경하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