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단 첫 통합우승 1승 남았다

입력 2021-11-18 04:07
KT 위즈의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과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5⅔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한 데스파이네는 이날 데일리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뉴시스

KT 위즈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놨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6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는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을 이뤄낸다.

KT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3대 1로 승리했다. 1차전 4대 2, 2차전 6대 1에 이어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쿠바 출신 투수들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선 KT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가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5⅔ 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상대로 2피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호투했다. 69개의 공을 뿌렸고 최고구속은 154km을 찍었다. 어깨 통증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20여일 만에 마운드에 선 미란다의 투구도 뛰어났다. 미란다는 5회까지 6개 삼진을 뽑아내며 ‘탈삼진왕’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박경수에게 내준 홈런이 아쉬웠다.

두 팀 선수들의 수비도 빛났다. KT는 2회 선두타자 유한준이 2루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지만,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홈 보살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유한준은 배정대의 안타 때 홈으로 달려들었으나 정수빈의 정확한 송구로 태그 아웃됐다. KT 유격수 박경수는 6회 1사 1루 상황에서 박건우의 땅볼 타구를 잡아 빙글 돌며 2루로 던져 정수빈을 아웃시켰다.

팽팽하던 투수전의 균형은 KT가 깼다. KT는 5회 초 박경수가 미란다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2차전 때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데일리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던 박경수는 이날도 자신의 한국시리즈 1호 홈런으로 귀중한 선취점을 따냈다. KT는 6회 무사 만루 기회를 놓쳐 주도권을 빼앗기는가 했지만, 7회 1사 1·3루 상황에서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와 황재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따내며 3-0을 만들었다.

시리즈 내내 부진을 거듭하는 두산 타선은 3차전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두산은 8회 2사 2루 상황에서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두산 불펜진의 난조도 이어졌다. 6회 무사만루 기회를 무위로 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7회 2점을 내줬다.

두산 타선을 봉쇄한 데스파이네는 3차전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박경수는 결승타와 호수비로 팀의 승리를 도왔다. 하지만 8회 말 안재석의 타구를 처리하다 넘어지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백호는 한국시리즈 최다 연타석 출루 기록 경신에 아쉽게 실패했다. 강백호는 1회 미란다의 포크볼을 공략했지만 2루수 땅볼이 되면서 병살타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데뷔 첫 타석부터 이어온 강백호의 연속 출루 기록은 8에서 멈췄다. 이는 두산의 김재호가 2020년 NC와 KS 2차전부터 4차전까지 기록한 연타석 출루 기록과 타이다.

KT는 통합우승까지 한 걸음만 남겨놓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한 팀은 11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이 중 8번은 ‘스윕’으로 마무리됐다. 두산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역스윕’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두 팀의 4차전은 18일 오후 6시 30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