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집 압수수색… 로비 의혹 수사 급피치

입력 2021-11-18 04:05
검찰 수사관이 17일 곽상도 전 의원의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압수수색 후 상자를 차에 싣고 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후 이에 대한 뇌물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화천대유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들의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7일 곽 전 의원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곽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안이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6일 만에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곽 전 의원 본인도 압수물 분석 절차를 거쳐 조만간 소환 조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동시에 하나은행 본점도 압수수색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 공모 절차가 진행되던 2015년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성남의뜰)’의 무산 위기를 막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한 뒤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곽 전 의원과 김 회장 측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의 조사 과정에서도 곽 전 의원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에서 병채씨에게 준 50억원을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규정했으나, 이 영장은 기각됐다. 영장 재청구 때는 해당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고, 보강 수사를 통해 뇌물 혐의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김씨와 남욱 변호사의 구속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다.

검찰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다른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설립 초기에 월 1500만원을 받는 상임고문으로 임명됐고, 그의 딸도 화천대유에 근무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2015년 초 박 전 특검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대장동 공모지침 관련 논의를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화천대유 법률 고문단으로 활동한 권순일 전 대법관도 50억 클럽 명단으로 거론됐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로부터 한강환경유역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30억원 로비 의혹이 제기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자택과 화천대유 사무실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