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사시 실패담까지… 윤석열 ‘셀프 디스’ 눈길

입력 2021-11-18 00:03 수정 2021-11-18 00: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관람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며 야구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응원하면서 ‘사법시험 9수생’ 얘기를 꺼냈다.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랑도 아닌 과거사를 끄집어낸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 꼰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셀프 디스’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17일 페이스북에 “저도 사법시험을 9수한 사람이라 어느 정도 (수험생들의) 기분을 안다”라고 적으며 수험생을 격려했다. 이어 “이제 모든 부담감과 긴장은 훌훌 떨치고 스스로를 믿자”면서 “그동안 준비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자”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베테랑 특수통 검사 코스를 밟아온 윤 후보의 조언이 행여 수험생들에게 거부감을 줄까 우려해 ‘사시 9수’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도 ‘셀프 디스’를 자주 했다. 연애 실패담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아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부인 김건희씨와) 결혼 전 몇 사람과 한두 달 만나고, 대부분 차였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자를 뒤로 쓴 채 랩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의 공식 후보가 된 이후 옷차림도 친근한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파란색 한국국가대표팀 야구 점퍼를 입고 모자를 쓴 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복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쑥스러운 표정으로 “당에서 (코디를) 했나. 나한테 잘 맞는 옷이 없는데 이렇게 잘 고른 모양이에요”라고 답했다. 그는 대선 후보로 결정된 후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할 때에도 목폴라에 운동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정치 선언 초반에는 SNS도 자주 활용했다. 다만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 이후 인스타그램 활동은 중단한 상태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선에서와 달리 본선에서는 쇼잉(보여주기 식)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