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교도소 담장 위를 걷고 있는 심정”

입력 2021-11-18 04:08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참석자들이 17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위드 코로나 시대, 중소기업 정책방향과 해법을 제시하다’ 정책토론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계가 차기정부의 핵심 과제로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교도소 담장 위를 걷고 있는 심정이라면서 규제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중소기업 정책 방향과 해법을 제시하다’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둘째 날 행사로 산 학 연 전문가들이 차기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제를 논의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고 있는 심정”이라며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추 본부장은 “중소기업 규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진성이다. 매출액 대비 규제 비용은 기업 규모에 반비례한다. 주52시간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현장을 무시한 정책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합토론에서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갑자기 만들어지거나 예측하기 힘든 규제와 제도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치는 한순간에 바꿀 수 있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주체인 기업은 한순간에 바꿀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 이사장은 “숱한 정책과제를 여야에 전달해도 선거철에는 귀가 반짝할지 모르겠지만 해결이 안 된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정치를 해야 이런 법이 안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15년 전부터 나왔던 과제들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편으로 현실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도 그간 했던 정책을 그대로 하고 있다. 우리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정부도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 현장과 정책에 괴리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은 문제가 터지면, 그제서야 따라가는 추격형에 머물러 있다”며 대통령 직속 중소벤처위원회, 청와대 기업·일자리 수석실 등 체계적 지원을 위한 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경주=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