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구속… 검찰, ‘연루 의혹’ 김건희씨까지 칼끝 겨눌까

입력 2021-11-17 04:03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며 소환 조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 으로 지목된 권오수 회장이 16일 구속됐다. 권 회장과 공범들의 신병이 연이어 확보되면서 검찰 수사가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까지 뻗어갈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권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이자 최대 주주인 권 회장은 소위 ‘선수’들을 동원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이 2009년 11월부터 약 3년간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주(약 636억원) 가량을 사들인 뒤 시세조종 행위를 했다고 본다. 권 회장 등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 매집하고, 선수들의 증권사 고객 등에게 “주가가 2만원까지 무조건 간다”고 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법 매수 유도 행위를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권 회장과 함께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도 지난 12일 체포해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달 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가 한 달여 뒤 검찰에 붙잡혔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권 회장을 통해 김씨의 주식계좌를 관리해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른 선수 3명도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조작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서 권 회장을 ‘주가 부양 내지 하락 저지를 총괄해 주도한 사람’으로 지칭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연루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것을 기점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1년 6개월 가량 진행된 수사는 이날 권 회장과 김씨의 계좌를 관리한 이씨의 구속으로 김씨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6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회장은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김씨와는 어떻게 알고 지낸 사이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권 회장과 선수 3명의 혐의를 적시한 범죄 사실에서 김씨의 관여 여부는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영장 심사에서 공소시효 10년에 포함되는 2012년까지 범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권 회장 측은 “시세조종이 3년 동안 이뤄지는 건 통상적이지 않으며, 공소시효를 늘리기 위한 검찰의 주장”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에서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이른바 ‘전주’ 역할 이상을 했다고 주장하며 “윤 후보와 김씨의 관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가조작 의심을 받는 김씨에 대한 즉각적인 소환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민아 양민철 구승은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