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코로나19에 확진된 60세 이상 고령자 대부분이 돌파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보다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자 정부는 17일 관련 발표를 내놓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7일까지 누적 3만5260명의 기본 접종 완료자가 돌파감염 사례로 추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발표보다 6967명 늘어난 것이다. 접종자 10만명당 돌파감염 빈도도 일주일 만에 85.5명에서 99.2명으로 올랐다. 부스터샷 이후 확진된 사례도 국내에서 첫 보고됐다. 추진단은 부스터샷 완료자 2만6272명 중 30대 2명이 돌파감염 추정사례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본 접종과 부스터샷 모두 화이자 제품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돌파감염은 중노년층에서 두드러졌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이달 6일 보고된 60대 코로나19 확진자의 84.1%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이 비율은 70대에서 85.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에서도 77.5%였다. 50대에서도 확진자 10명 중 7명꼴로 돌파감염 사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위중증 환자가 확진자보다 더 가파르게 느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고령) 돌파감염자의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미접종자에 비해선 5분의 1 수준”이라며 “그래도 젊은 층보단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위중증 환자는 495명으로 다시 한번 최다를 경신했다. 손 반장은 “지금은 고령층과 감염 취약시설 중심의 유행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는 것이 (전체적 방역 강화보다)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방역 당국은 그 일환으로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17일 부스터샷 간격 단축 방안을 발표한다. 원칙적으로 기본접종 완료 6개월 뒤 받게 돼 있으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돌파감염 사례가 느는 상황을 감안해 60대 이상과 50대에 대한 부스터샷 시기를 각각 4개월, 5개월로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간격을) 6개월보다 좀 더 당기는 것이 공중보건학상 훨씬 이익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 의견”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어떤 지표를 중심으로 위험도를 평가하게 될지도 같은 날 공개된다. 추후 2단계로 순조롭게 전환할지, 일상회복을 멈추고 비상계획을 발동하게 될지 등 주요 의사결정은 모두 이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가 핵심 지표의 예로 들었던 중환자실 가동률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듯한 실정이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병상의 76.1%가 가동 중이었다. 의료체계에 경고등이 켜지자 방역 당국은 이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의 병원장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병상 운영 효율화 방안과 인력 지원 계획 등을 논의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