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 열성 지지자의 글을 선거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보여주며 대선 승리를 위해 더욱 분발해줄 것을 당부했다.
16일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선대위원들과의 SNS 대화방에 강원도 원주에 사는 지지자 강모씨의 글을 공유했다.
당내 경선 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했던 강씨는 ‘나는 왜 이재명을 외눈박이로 보아왔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지인들을 언급하며 “안티 이재명이 많은 이유는 부도덕하고 과격해서 불안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대위는 원팀이 됐는지 몰라도 아직 이격거리를 좁히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찍기는 찍어야겠는데 선뜻 내키지 않는다거나 옆 사람을 설득할 열정까지는 없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강씨는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가 살아온 길을 보아야 한다”며 이 후보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은 가난 때문에 소년공으로 살아야 했고, 팔을 다쳤고, 멸시와 편견의 대상이 돼야 했던 것이 팩트”라며 “어쩌면 성공한 전태일이 살아서 우리 곁에 온 것일 텐데 왜 (지지하기를) 주저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강씨는 “대장동 국감에서 그가 매우 영리한 사람임을 확인했고, 관훈토론회를 통해 과격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은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 조직은 큰데 모든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후보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후보도 선대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께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확보해주셨는데 지금 그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변질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기민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도 “160명이 넘는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며 “이 후보도 그런 부분에 아쉬움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현 안규영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