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오전(미국시간 15일 오후) 화상으로 개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첫 정상회담을 통해 위험 수위로 치닫던 양국 간 갈등 수위를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동맹 강화를 통한 대중 반대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오랜 시간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해왔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발표한 회담 결과 자료에는 이러한 언급이 없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무력 통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을 이루려 하겠지만 대만 분리·독립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불장난하는 사람은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만 외에도 신장, 티베트, 홍콩에서의 공산당 관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시 주석은 “인권 문제를 빌미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결국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세 차례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때 보였던 입장차가 정상회담에서도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정상이 소통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고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상식적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협력 및 상생을 미·중 공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하며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말했다. 양측은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