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웃으며 만나… 할 말 쏟아낸 美·中 양국 정상

입력 2021-11-17 04:04
국민DB

16일 화상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형 화면을 통해 얼굴을 맞대자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모두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격식을 차린 적이 없지만 오늘은 좀 더 공식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정직하고 솔직하게 소통해 왔다”며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채로 떠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이던 2011년과 2013년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인연이 있다.

두 정상은 덕담을 겸한 짧은 인사를 끝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은 자국민뿐 아니라 세계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며 “각국은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고 미국은 미국의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나 ‘미국식 가치’ 등은 미국이 중국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비판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내치를 잘하고 국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미 CNN방송은 지난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은 3대 영도자 반열에 오른 것에 주목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등으로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다뤄야 하는 거의 모든 이슈는 중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중은 화상회담장 배치도 달랐다. 미국은 테이블에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둘러앉았다. 반면 중국은 화면 맞은편에 대형 탁자를 두고 가운데 시 주석이 앉았고 양쪽으로 류허 국무원 부총리,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등이 배석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