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마법 vs 뒤집는 재주

입력 2021-11-17 04:06

한국시리즈에 처음 나선 KT 위즈가 2연승을 달리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승 반지까지 5부 능선을 넘어선 KT는 한국시리즈 3연승 도전에 나선다. 반면 투타가 모두 무너지며 1·2차전을 내준 두산 베어스는 3차전부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KT는 14일과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두산에 각각 4대 2, 6대 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소형준이 호투를 펼쳤고, 수비진도 호수비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2차전 최우수 선수인 박경수가 호세 페르난데스의 땅볼을 다이빙 캐치한 뒤 병살타로 연결한 플레이는 경기 판도를 바꿨다. 타선도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이 터졌고 타선은 찬스마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강백호는 1·2차전에서 8번 타석에 들어서 5타수 5안타 3볼넷을 얻어내며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두산은 투타가 모두 부진했다. 특히 외국인 선발이 모두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느라 잦은 등판을 이어온 투수진이 붕괴됐다. 1차전은 선발투수 곽빈이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버텼으나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승리를 헌납했다. 허경민과 김재호가 범한 결정적 실책이 큰 영향을 줬다. 2차전에서는 선발투수 최원준이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가을야구 기간 줄곧 불타올랐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플레이오프까지 매 시리즈 3할이 넘는 팀타율을 기록했다. 7경기에서 뽑아낸 점수만 55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선 3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타선의 집중력도 사라졌다. 2차전에선 병살타 4개를 기록하며 자멸했다. 페르난데스 강승호 허경민 등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심타선인 박건우 양석환이 침묵했다.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정수빈의 복귀가 불투명한 점도 악재다.

기세를 탄 KT는 3차전 승리에서 나아가 ‘스윕’ 우승까지 노린다. 두산은 3차전 승리를 통해 역전우승을 엿본다. 두 팀의 3차전 경기는 이번 시리즈의 승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의 우승확률은 89.5%(19번 중 17번)지만, 3연승 팀의 우승확률은 100%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특급 좌완 아리엘 미란다를 출격시킨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25개를 기록한 에이스다. 어깨 통증으로 포스트시즌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향방을 결정한 3차전에 선발로 나선다.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마운드에 올린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13승(10패) 평균자책점 3.39를 거뒀다. 올해 두산전에 3차례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3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