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16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688만 중소기업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양당 대표가 한자리에서 중소기업 정책 방향을 얘기하기는 처음이다. 각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정책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중소기업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하는 특별강연자로 나섰다. 올해 14회째인 리더스포럼은 ‘브이노믹스(바이러스 이후 경제) 시대의 중소기업’을 주제로 열렸다. 중소기업인 250여명이 모여 19일까지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의 성장 해법,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모색하는 자리다.
송 대표는 “윤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건 현 정부에 대한 보복심리에 기초한다”면서 정부 정책을 둘러싼 비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당시 최저임금을 바로 올린 건 누가 봐도 문제가 있었는데 걸러지지 않았다. 명백한 저희의 과오다. 부동산 문제도 공급대책을 서두르지 않은 걸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 95%는 의견이 일치한다”면서도 “문재인정부의 선의는 의심하지 않지만, 섣부른 입안으로 중소기업인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인수위원회에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많이 참여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주4일제’ 공약에 대해 “줄어든 20% 만큼 노동자의 생산성을 올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 때문에 중소기업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요소수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민간기업보다 상황 파악이 늦었던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있다. 국제적 분업 속에서 점차 다양해질 전략물자 비축에 대해 더 경계심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사를 맡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소기업 정책 과제로 대 중소기업 양극화, 노동계의 기울어진 운동장, 주 52시간제 개선, 가업승계 원활화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 정책 과제로는 탄소중립, ESG·디지털 전환, 보호무역 확산에 대응한 국내 공급망 복원 등을 들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조강연에서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을 설명하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중소기업 간 연결을 강화하는 사회적 자산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