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원조 아이돌’ 피아니스트 김정원 데뷔 20주년 콘서트

입력 2021-11-17 04:08

중견 피아니스트 김정원(46·사진)이 다음 달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Timeless-시간의 배’라는 타이틀로 한국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갖는다. 그는 16일 서울 강남구 야마하 뮤직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나온 시간에 대한 정리를 넘어 앞으로 20년에 대한 선전포고의 의미를 담은 콘서트”라고 말했다.

김정원은 15살 때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나 빈 국립음대에 최연소로 입학했다. 2년 뒤 빈에서 열린 엘레나 롬브로 슈테파노프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선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인 최초로 3차까지 올랐다. 그의 탈락을 안타깝게 여긴 심사위원들의 후원으로 쇼팽 콩쿠르 우승자 초청공연에서 연주했는데, 이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열정적인 팬이 생겼고 이듬해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내 데뷔 콘서트가 매진됐다. 그가 ‘클래식계 오빠부대’의 원조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당시 꽁지머리로 무대에 선 것이나 팬클럽이 만들어진 것 등 국내 클래식계에는 새로운 문화였던 것 같다”면서 “그때 처음 만난 팬들이 이제 50~60대가 됐는데, 아직도 제 지방 콘서트까지 따라와 준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20주년 콘서트에는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함께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등이 준비됐다. 그는 “처음엔 20주년 콘서트를 독주회로 기획했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었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각별한 후배 지휘자와 피아니스트가 함께하는 형태로 바꿨다”고 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