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 이어 상복시위… ‘청주 내곡초 조립식 교실’ 분노 확산

입력 2021-11-17 04:03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이 16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서 상복을 입고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의 ‘모듈러 증축’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6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 근조화환 100여개가 빼곡히 놓였다. ‘모듈러 OUT’ ‘전체 학부모 동의 없이 컨테이너 교실 말이 되냐’ ‘절차 무시한 탁상행정’ 등의 리본을 달고 있었다. 학부모들이 내곡초의 컨테이너 교실 증축 계획을 반대하고 교육당국에 항의하기 위해 보낸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상복을 입고 ‘김병우 3선 OUT’이란 문구를 적은 손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

학부모와 예비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듈러 교실은 화재 대응의 어려움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고 학생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설계 자체가 문제투성이고 모듈러를 보면 아이들 중심인지 의문”이라며 “주차장을 아래에 두고 필로티 구조로 급식소를 설계해 화재 위험성에 전면 노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육청에 교육감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하고 있다”며 “소통 교육감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교육당사자인 학부모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의 신흥개발지역인 흥덕구 송정동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내곡초는 2019년 3월 개교했다. 지역내 유일한 초등학교다. 30개 학급, 전교생 850명으로 출발해 현재 42학급, 1194명으로 늘었다. 내년에는 1423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56학급으로 늘릴 계획이다.

학교 인근에 아파트 단지 5곳(3241가구), 단독주택(38가구)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정원은 1600여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도교육청은 내곡초의 과밀해소를 위해 학급수를 늘려 학급당 정원을 27명으로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92억원을 들여 내년 2월까지 교실 27칸,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가는 다목적실 2개, 급식소 등을 모듈러 공법으로 증축할 계획이다. 교실의 창호, 조명, 기계설비 등에 친환경자재를 사용하고 내진성능은 진도 7의 강진에 견딜 수 있도록 주문한 상태다. 이달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3월 입주한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장 등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옮겨 조립과 설치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화물용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하는 가건물과는 다르다. 짧은 공사기간과 비용절감, 견고한 안정성 등이 장점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