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핵심 보직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중 선대위 인선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무리 없이 이번 주말까지 선대위를 발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관심사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과 네다섯 자리의 분야별 본부장 인선이다. 우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총괄선대본부장이 없는 ‘수평적 선대위’ 기조를 세우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의 권한은 더 막중해졌다.
정책, 조직, 직능, 홍보 등 분야별 본부장으로는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호영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금태섭 전 의원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전날 만난 것처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 요소가 됐던 당 사무총장직은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은 당의 인사와 예산을 틀어쥐는 핵심 보직이다. 이 때문에 대선 기간에는 대선 후보의 최측근이 사무총장직을 수행해 왔다. 권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 후보 비서실장 자리가 공석이 돼 이에 대한 추가 인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선대위 구성 마무리 단계에서 진통을 겪어 선대위 출범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올 경우 특정 인사들을 찍어 핵심 보직에서 배제시키자는 의견을 낼 수도 있다”며 “김 전 위원장에게 선대위 전권을 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들 다르다”고 전했다.
선대위 출범 시기를 놓고도 이견이 감지된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후보에게 (선대위 출범을) 좀 더 당기자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아주 늦어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더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의견을 들으면 더 나은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서두를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당내 인사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단합을 호소했다. 경선 경쟁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조찬을 함께하며 협조를 요청했고, 초·재선 의원들과는 오찬을 같이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오전에는 미국에서 귀국한 나경원 전 의원을 만났다. 윤 후보는 나 전 의원에게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윤 후보는 비공개 일정을 통해 당 안팎의 인사들을 계속 만나고 있고, 홍준표 의원에게도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