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방향성을 제시하는 세미나와 포럼이 교회와 교단, 연합기관 주최로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공통점은 위기의 해법이 특정 프로그램이나 성도에게 있지 않고 분명한 목회철학을 지닌 목회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은 15일 경기도 이천은광교회에서 총회목회자특별세미나를 개최하고 코로나 시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교회의 본질이자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도원욱 서울 한성교회 목사는 “아무리 시대가 어렵다 하더라도 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만이 예수 생명이라는 진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담임목사는 목회 상황이 힘들더라도 복음 전파를 중단하자는 유혹에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 목사는 “코로나, 이단, 종교다원주의로 교회가 위기를 맞았다고 하지만 진짜 위기는 교회가 복음의 영광을 제대로 모르는 데 있다”면서 “한 영혼을 살리는 복음 전도에 힘쓰지 않으면 교회는 위기를 맞는다. 반대로 본질에 집중하면 교회의 갖가지 문제는 사라지고 성도들은 모이게 돼 있다”고 조언했다.
류응렬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목사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좋은 설교 한두 편이 아니라 평생 좋은 설교를 하는 설교자”라면서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는 해석자이면서도, 어머니 같은 따스한 심정을 가진 생명 전달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교회가 십자가 진리로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바꾸고 세속화로 교회를 물들이게 될 것”이라면서 “목회자는 오늘의 설교가 인생 마지막 설교라는 심정으로 사탄에게 빼앗긴 영혼을 십자가 복음으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선 코로나 시대 지역사회를 섬기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됐다. 김상기 이천은광교회 목사는 “추수감사절 1억5000만원 상당의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희망페이를 발행하고 소외계층을 돕자 교회의 공공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여기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이 교회에 출석하는 현상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무료 우유배달 사역을 펼치는 호용한 서울 옥수교회 목사도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주신 재물은 혼자 소유하고 즐기라고 주신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재물은)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사랑으로 섬길 수 있도록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시대 목회 사역의 본질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있다”면서 “예배와 신앙생활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눔과 섬김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자”고 말했다.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도 이날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초청해 ‘위드 코로나 목회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팬데믹 이후의 목회 방안을 제시했다. 소강석 목사는 “하나님은 코로나19를 통해 한국교회에 겸손을 가르치셨고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주셨다”며 “대면예배든 비대면예배든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처치’로 예배의 생명, 하나님의 임재와 복음의 능력이라는 본질을 지키자”고 당부했다.
김두현 21세기연구소장은 “목회자들은 팬데믹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불안감을 줄여주는 데 힘써야 한다”며 “목회자가 팬데믹으로부터 회피하거나 숨지 말고 상황을 극복하는 ‘비불안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는 혼자 이겨낼 수 없다. 돌봄 나눔 배려 섬김 용기를 주는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쓰자”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도 지난 11~12일 경기도 광주 광림수도원에서 ‘글로벌 목회 환경의 변화와 전략’을 주제로 젊은목회자포럼을 개최했다. 최병락 강남중앙침례교회 목사는 “팬데믹 시대 목회 본질은 예배하는 교회, 소그룹을 통한 친교 사역에 힘쓰는 교회, 구제와 봉사에 힘쓰는 교회, 선교와 전도하며 생명을 살리는 교회, 말씀으로 성도와 교회를 교육하고 양육하는 제자 삼는 교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부임 후 눈에 띈 선교지가 있는데 250만여명의 국내 거주 외국인”이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는 우리에게 다가온 ‘땅끝 사람들’인 국내 거주 외국인, 난민, 다문화가정에 생명을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천=백상현 기자, 박용미 임보혁 기자 100sh@kmib.co.kr